일상

동물의 왕자인 사자

흐미니 2019. 3.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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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사자는 가장 강력한 육상 생물중 하나이지만 백수의 왕이라는 이미지가 정착된 것은 성경과 불경의 영향이 크다.  동양권에서는 사자는 어떠한 두려움도 없이 모든 짐승들을 위엄과 권위로 조복시키는 제왕과 성인의 상징으로 쓰였는데, 이는 불교의 영향이다. 앞서서도 언급하고 있듯 석가모니가 활약하던 인도 지역에도 현대까지 버젓이 소수가 살고 있으니 사자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흔히 쓰이는 사자후(獅子吼)라는 고사성어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이 사자의 포효처럼 뭇 악마들을 조복시키는 위력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면서 나온 말. 《유마경》에서는 석가모니의 설법의 위엄은 마치 사자가 부르짖는 것과 같으며, 그 강설은 우레가 울려 퍼지는 것과 같았다(演法無畏, 猶獅子吼. 其所講說, 乃如雷震)고 하고 있으며, 사찰에서 불법을 수호하는 상징으로써 사자를 조각해 두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화엄사 사사자 삼층 석탑이나 법주사의 쌍사자 석등, 불국사의 다보탑 등.# 이러한 사자에 대한 숭앙이 조선 후기에 와서는 해태와 습합 내지는 대체되었다고 한다.# 인도와의 교류가 끊어진 후에도 사자는 불교와 연관되어 숭앙되었는데, 호랑이는 한, 중의 경우 호환이라는 실제적인 피해를 겪고 있어 일방적인 미화는 어렵고 미화해 봐야 산의 임금 또는 산신령의 사자 정도로만 미화된데 반해 사자는 실제로 겪지 못했기 때문에 더 미화될 수 있었다. 그래서 한/중/일 모두 사자 탈을 쓰고 하는 사자놀음이 전통의식으로 전래되어 내려오고 있다. 티베트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자리를 가리켜 사자좌(Lion Throne)라고 부른다. 일본 센고쿠 시대 다이묘 호조 우지야스의 별명은 사가미의 사자(相模の獅子)였던 것에서, 동양에서도 이미 사자는 범에 버금가는 백수의 왕이라는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한편 유럽에서는, 사자의 서식지는 아프리카 · 서남아시아 · 인도 등이라서 유럽에는 사자가 없었으므로, 중세 유럽인들은 사자의 존재를 몰랐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모르기는 커녕 매우 유명했다. 일단, 고대 로마 시절에는 사자를 잡아서 검투시합을 벌이는 경우가 꽤 흔했다. 물론 역사를 공부하던 수도자 정도라면 혹시 모를까 중세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검투 시합이 뭔지도 모를 사람이 많았을 테니 저것을 이유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 사자가 왜 유명했나 하면 바로 성경에 사자가 69번이나 언급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는 전반적으로 용맹한 동물로서 묘사되지만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잠언 30장 30절에서 곧 아무 것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동물의 왕 사자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판관기 14장 18절에는 이레째 되는 날이 와서 삼손이 신방에 들려고 하는데, 그 성 사람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꿀보다 단 것이 어디 있고 사자보다 힘센 것이 어디 있으랴?고 하고 있다. 성경에서 사자가 바로 동물의 왕이자 가장 힘센 동물이라고 인증까지 하고 있는데 중세의 어느 기독교인이 여기에 토를 탈 수가 있었을까? 따라서 성경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중세 유럽인들이 사자를 직접 본 사람은 드물더라도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이슬람교도 구약성경은 경전으로 인정하므로 이슬람측에서도 이를 뭐라 할 리는 없다.


그 밖에도 잠언 19장 12절에는 임금의 호통은 사자의 부르짖음과 같고, 그의 웃는 얼굴은 풀 위에 내리는 이슬과 같다.라든가, 20장 2절 임금의 노여움은 사자의 부르짖음과 같아 그를 노엽게 하는 자는 목숨을 잃는다.고 하고 있어 사자를 왕과 같은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사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선 대놓고 전지전능한 유일신 야훼를 유대의 사자라고 표현한다. 예수 그리스도에게도 쓰이지만, 보통 강력한 힘과 위엄을 가진 숫사자의 이미지를 주로 성삼위일체의 성부에게 썼다.물론, 성경이라는 것이 뱀 하나의 속성도 하느님과 악마가 공유하는 만큼, 사자 역시 사탄에게도 쓰인다. 사자를 상징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가문은 3차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그 이름도 사자심왕(獅子心王, The Lionheart)인 리처드 1세를 배출한 잉글랜드의 플랜태저넷 왕조다. 그 가문의 문장은 3마리 사자였는데 이후 현재까지 영국 왕실은 물론,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도 청과 홍이 배색된 사자를 상징으로 쓰고 있다.요컨대 서구 사회에 성경이 미친 엄청난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오늘날까지 사자가 백수의 왕이라는 이미지와 왕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는건 이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13세기에 이르러 사자는 유럽 전역에서 동물의 왕으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중세의 『여우 이야기』를 비롯하여 현대 문학에까지 사자는 왕이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정의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도 배신한 에드먼드의 죄를 대신해 죽은 후 부활하는 사자 아슬란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을 상징한다. 1차 세계대전 때 미국인 용병부대였던 라파예트 비행단에서는 부대 마스코트로 사자를 길렀다. 영화 라파예트에서도 이 사자를 보고 주인공들이 겁먹는 장면이 나온다.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마스코트로도 도안되어 쓰이기도 한다. 경희대학교와 한양대학교의 상징 동물도 사자이고, 에버랜드의 공식 캐릭터도 레니(수사자)와 라라(암사자). 다만 에버랜드의 경우 놀이동산 상징 캐릭터인 만큼, 적절히 모에선을 쪼여 둥글둥글하고 귀엽게 만들었다. 요즘에는 해당 대학교들에서도 친근감있게 다가가기 위해 의인화시켜 쓰는 모양. 영화 시작할 때 어흥하고 우는 걸로 유명한 사자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 스튜디오인 Metro-Goldwyn-Mayer(MGM)사의 마스코트다. 시대가 흐르면서 여러 사자를 마스코트로 삼았는데 1957년부터 지금 쓰이는 그 사자는 레오라는 사자다.


또한 용맹함의 상징이나 다름없어서 지금까지도 용맹한 인물의 별명으로도 자주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자심왕(Lionheart)라고 불렸던 잉글랜드의 리처드 1세, 일본 전국시대에 사가미의 사자(相模の獅子)라고 불린 호조 우지야스, 북방의 사자라고 불린 구스타부스 아돌푸스 등이다. 사자형 로봇도 예로부터 인기라서, 1979년 미래로보 달타니어스 이래 많은 조이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사자를 모티브로 한 조이드를 주역으로 삼고 있고, 슈퍼로봇 중에 가슴에 사자를 단 것이 많았으며, 용자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들 중에도 미래로보 달타니어스를 필두로 가슴에 사자를 달고 있는 것이 많다. 백수왕 고라이온은 아얘 메카 전체가 사자를 모티브로 했다. 처음에는 갈기가 있었지만, 디자인 수정 과정에서 갈기를 삭제하여 갈기 없는 사자가 되었다. 매체에서 이처럼 많이 나오지만 주로 나오는 건 숫사자고, 암사자는 잘 안 쓰인다. 


슈퍼전대에서도 동물을 모티브로 한 전대엔 반드시 사자가 들어간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유니콘과 왕위를 다투며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흰 왕의 말에 따르면 이기는 쪽이 왕위에 오르는 건 아니라고.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 참 비중이 없다. 스포츠 팀 상징으로 많이 쓰이기도 하는데, 한국, 중국, 대만, 일본 프로야구에는 모두 라이온스(Lions)라는 이름을 가진 팀이 모두 하나씩 존재하며, 모두 하나같이 강팀이다. 다만 NFL의 사자를 팀명으로 사용하는 팀은 제외. 이 팀은 사자 입장에서 그 실체를 안다면 고소를 걸어야 할 정도로 처참한 과거와 현재를 자랑하는 팀이다. 영국, 벨기에, 북유럽 국가들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특히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엠블럼에는 3마리의 사자가 그려져 있으며, 이에 착안해 삼사자 군단이라고 불린다. 그밖에도 독수리와 더불어 많은 국가들의 왕실 문장에 들어가는 동물이기도 하다.


사자는 토끼 한마리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라는 격언이 있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맞긴 맞다. 하지만 그 이유는 격언의 의미와 조금 다르다. 이 격언의 뜻은 별것 아닌 일에도 항상 최선을 다해라인데 토끼는 잡기 쉬운 만만한 사냥감이 아니라 조심성이 많고 민첩해서 잡는게 쉽지 않다. 덩치 큰 사자가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다. 가끔 아프리카에는 토끼가 없어서 이 격언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프리카에도 토끼가 살고 사바나에도 멧토끼와 굴토끼 종류가 살고 있다. 만약 이들이 사라진다면 많은 수의 육식동물들도 같이 사라질 것이다. 


사자말고도 다른 맹수도 마찬가지다. 토끼잡는 걸 설렁설렁 힘 안들이고 잡는 맹수는 없다. 호랑이도 표범도 늑대도 하이에나도 사냥할때는 죽기살기로 한다. 그리고 토끼 뿐이 아니라 어떤 초식동물이건 자신이 사냥당할 위기 상황에서는 죽을 힘 다해 달아나고 저항한다. 맹수중에서 노련한 축에 속해도 사냥 성공률이 낮은 경우도 많으며 며칠이고 사냥에 실패해 굶는 경우도 많다. 


동물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고작 몇분짜리 사냥 성공 동영상은 몇달이고 몇년이고 걸려서 취재팀이 찍어서 편집한 것으로 쫄쫄 굶는 동물도 수두룩하다. 치타 항목에서도 나오듯이 MBC에서 아프리카 세렝게티를 취재한 다큐멘터리에서 치타 무리가 며칠이고 쫄쫄 굶어서 토끼 한마리를 모두가 죽기살기로 쫓아가 사냥해 마구 잡아먹는게 나왔을 정도. 더불어 이러한 동영상에서도 많이 편집되어 그렇지 영양이고 사슴이고 초식동물도 덤벼들고 들이박고 맹수들에게 달아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죽어라 저항한다. 이러니 토끼 한마리가 아니라 쥐 한마리라도 맹수들은 전력을 다하는 게 정상이다. 


목숨걸고 도망치는 초식동물 한마리를 사냥하는데 소모되는 체력과 기력은 상당해서, 사냥에 실패해서 이를 보충하지 못하는 결과가 몇 번 반복된다면 제 아무리 강한 육식동물이라도 해도 위험해진다. 즉 당연히 사냥하는 쪽도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대로 사냥감이 된 피포식자도 일단 맹수를 만나면 죽기살기로 저항해서 맹수가 역관광당해 죽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당장 인터넷 검색하면 사냥시 역관광당해 불구가 되거나 죽은 맹수들 사진이 도배된다. 자기개발서를 많이 보다 보면 한번쯤은 꼭 등장하는 격언으로,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 떨어트리고 살아남는 놈만 키운다는 말이 있다. 이 속설은 원래 사자 대신 호랑이에 관한 속설이었는데 몇몇 매체에서 사자로 바꿔 넣은 것이 와전된 듯하다.


다만 일본 무로마치 시대의 군기물어인 <태평기>에서 사자는 자기 새끼가 태어나고 사흘이 지나면 절벽에서 떨어뜨리는데 사자 새끼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기 힘으로 알아서 기어올라온다는 발언이 나오기는 한다. 해당 발언을 한 사람은 그 유명한 구스노키 마사시게로, 미나토가와 전투를 앞두고 당시 열한 살이던 아들 마사쓰라를 사쿠라이에서 고향 가와치로 돌려보내면서 태어난 지 사흘 된 사자 새끼도 누가 안 가르쳐 줘도 저렇게 한다는데 무사의 자식이고 열 살이나 먹은 네가 짐승보다 못하다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뉘앙스로 시작해 끝까지 아시카가 다카우지에게 항복하는 일 없이 용감하게 맞서 싸울 것을 아들에게 명령하는 내용으로 여기서는 사자가 막 태어난 자기 새끼를 절벽으로 떨어뜨려서 기어올라오는 놈을 키우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사자 새끼가 절벽에 떨어져서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알아서 판단하고 자기 힘내서 기어 올라오는 것이 포인트다. 


물론 어느 쪽이든 사자를 나쁜 짐승 만드는 것은 똑같다. 사자와 호랑이가 비슷한 맹수의 이미지이기에 가끔 착각되는 듯하다. 물론 호랑이라고 해서 이런 개짓을 실제로 하진 않고, 20세기 들어서 호랑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호랑이든 사자든 독수리든 늑대든 이 속설에 관한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 경쟁자가 없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가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워도 서너마리 중에 하나 살아남을까 말까 한 것이 야생의 세계다. 당장 경쟁자를 철저히 제거하기 위해 자기 새끼들 물어죽이려 오는 하이에나, 리카온, 표범, 치타 같은 녀석들 막기도 급급한데 그런 위험한 훈육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사자는 모성애가 많은 동물이라서 암사자의 경우는 자신의 새끼가 아니라도 아기 사자가 위험에 처하면 도와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이 말은 정확히는 사자의 생태를 조금이라도 알면 사실이 아니라는 걸 간파할 수 있다. 암사자는 새끼를 낳을 경우 그 새끼가 다 자랄 때까지 임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낳은 새끼들도 소중한 프라이드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사자가 자기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트린다는 말은 1910년 독일의 델타 남작의 논문에서 나왔다. 델타 남작은 아프리카에서 사자가 새끼 두마리를 절벽에서 던지는걸 보고 그걸 논지로 스파르타식 교육을 주장했다. 영국에서 나온 후속 연구 결과는 자기 새끼가 아니고, 다른 무리를 침공해 원래 있던 수사자를 쫒아내고 암컷들을 쫒아낸 수사자가 전임자의 아이들을 학살하는 것이라고 한다. 참조 보통 수사자 하나에 다수의 암사자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데, 수사자가 교체되면 그 수사자가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수사자의 아이를 키울리가 없으므로 사자 새끼를 죽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절대로 혈연상 이어진 아버지 수사자가 죽이는 것이 아니다. 아프리카에는 마땅한 절벽이 없다고는 하나, 다른 지역에도 사자가 살기에 아마 거기서 와전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리스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도 고대에 사자가 살았고 바위산에 자주 나타났다고 하지만 자식 떨구기는 인간이 지어낸 뜬소문이다.


한 술 더 떠서 이 속설이 내포하는 참된 의미조차 모르고 역시 아이들은 두들겨패면서 길러야한다로 잘못 이해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어서 아동학대를 정당화하는데 악용되기도 했다. 애당초 이 속설을 들이대는 것도 좋지 않은데 아동학대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강하게 키우려고 하는게 아니라, 순 화풀이용으로 학대하는 것이니 문제다. 이와 비슷하게 독수리는 둥지를 흔들어서 새끼를 떨어뜨리고 떨어지는 새끼를 붙잡아서 나는 법을 배우게 한다는 이야기 역시 사실무근이다.


사실이다. 애시당초 배가 부르니 사냥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포식해서 잔뜩 배부른 사자는 그저 나무 그늘이나 바위에 엎드려서 낮잠 자거나 쉬는 것 이외의 일과가 없다. 이 때는 옆으로 겁 없는 토끼 같은 동물이 지나가도 반응 같은 걸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웬만하면 쓸데없는 분쟁은 피한다는 야생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본능 때문이며, 사자도 예외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하이에나, 표범, 치타 등 사바나의 어떤 육식 동물이라도 배가 부르다면 무리나 목숨의 위협을 받지 않는 이상 일부러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일단 인간과는 달리 대부분의 동물들은 저장기술이 없다. 구태여 많이 잡아봐야 절대 그만큼 보관 못한다. 고작해야 며칠 정도 그나마도 뺏으려 드는 놈은 널리고 널렸으니 힘들여 사냥해서 잡았다가 다른놈에게 뺏기느니 배부를때는 조용히 쉬는게 상책이다. 이 격언은 주로 인간의 끝간데 없는 탐욕을 고발할 때 주로 인용된다. 초원의 온갖 초식동물들을 사냥할 능력을 갖춘 사자 무리라도 배가 부르면 사냥을 하지 않는데 인간들은 엄청난 재물을 쌓아두고도 만족하지 못하며 계속 과욕을 부린다는 속뜻이다.


호랑이나 표범과는 달리 한반도에는 전혀 자생하지 않아서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중국과 인도의 글 등을 통해(특히 불교 관련 서적) 접할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인지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지증왕 ~ 진흥왕 당시 활약한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커다란 목제 사자상을 만들어 우산국, 지금의 울릉군 일대를 정벌한 사건은 유명하다. 사자라는 이름은 원산지가 사자국(獅子國)인데서 유래했는데 사자국은 지금의 스리랑카다. 비슷한 경우로 중국에서도 사자와는 관련 없어보이는 지역에서 사자춤이 유행하기도 했다. 국내의 유물(법주사 쌍사자 석등이라든가)을 보면 전해지는 과정에서 갈기는 생략된 듯하다. 물론 사자입석같은 유물 등 제대로 갈기가 있는 사자도 있으며 발해 돌사자상처럼 갈기가 희미하게 드러나는 유물도 있다. 동양의 사자는 거의 동양의 스핑크스와 만티코어라고 할정도인데 흔히 서양처럼 실제 사자의 모습이 아닌 몸통은 그대로 네발로 걷고 꼬리가 있으며 이목구비가 사람얼굴의 형상과 흡사한 면이 있다. 


한국의 동물원에서는 아무래도 동물원의 필수요소이자 제왕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곳곳에서 아주 많이 키우고 있다. 사자를 볼 수 있는 곳만 해도 서울대공원, 삼정더파크, 에버랜드, 서울어린이대공원, 달성공원, 대전 오월드, 전주동물원, 청주동물원 등등... 아무튼 동물원에만 가면 볼 수 있는 동물이다. 진양호동물원에는 땡칠이라는 이름의 진돗개와 동고동락한 암사자 순이가 있었으나 20세의 노쇠한 나이로 활동량이 떨어지고 먹이를 거부하다 옆 우리에서 자물쇠를 부수고 자신의 우리로 넘어온 수컷 불곰 은비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2014년 11월 30일 사망했고, 순이의 사망 이후로 보유 사자가 없어진 진양호동물원은 사자 보유를 포기하고 기존 사자사를 호랑이사로 사용하고있다.


사자는 코끼리 똥에 환장을 한다. 배설물 성분이 대부분 섬유질인 코끼리 똥은 사자를 흥분시키는 성분이 많아서 개다래 나무를 씹은 고양이처럼 코끼리 똥에 얼굴을 파묻고 온몸에 말그대로 똥칠을 하며 먹어댄다. 사파리를 다룬 TV프로그램에서 코끼리 똥을 미처 치우지 못한 사육사들이 달려 왔을 때 홍콩을 헤메는 사자 떼의 압박이다.

스펀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청국장에도 마찬가지로 환장을 하며 핥고 얼굴에 마구 비비고 뒹구는 등,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보통 표범만이 호저를 사냥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자 또한 호저를 사냥할 수 있다. 표범과 마찬가지로 호저를 잡을 줄 아는 놈들이 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놈들이 있는 것을 보아 개체마다 다른 듯하다. 호저를 죽인 뒤엔 매우 섬세한 작업을 통해 가시를 모두 빼내고 먹는다. 여러 번 관찰된 적 있는 일이지만 대개 매우 굶주린 경우가 아니면 사자는 호저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이라크의 실각 독재자 사담 후세인도 사자를 2마리 길렀는데 사형당한 반대파 정적 시체를 사자 먹이로 줬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후세인이 죽은 뒤로 바그다드 동물원에 맡겨졌지만 동물원 사정도 엉망이라서 기어코 2마리 다 누군가에게 사살당했다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에는 고기가 노린내 쩐다라고 나와 있지만, 총, 균, 쇠의 저자가 케냐에서 먹어본 사자 햄버거는 맛있었다 카더라. 하지만, 이런 건 온갖 양념과 요리법 때문에 차이가 당연히 있다. 로빈슨 크루소는 말 그대로 야생에서 향신료 없이 순수한 고기를 조리한 경우이며, 재러드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충분한 재료가 투입된 요리 이기 때문. 같은 경우로 기러기 고기가 있다. 기러기 고기는 누린내가 굉장히 심하지만 이 누린내를 잡는 제대로된 조리법을 사용할 줄 안다면 하늘을 나는 쇠고기를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런 게 수두룩한데 사자고기나 기러기고기와 달리 사람들이 엄청 먹는 고기인 양고기만 해도 그냥 고기만 조리해 먹으면 누린내가 장난아니다. 이래서, 서양이나 중국에서도 이 누린내를 잡고자 온갖 조리법을 시도하여 누린내를 없애고 먹게 되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도 등장.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에서는 1편/1편의 확장팩 로마의 부흥과 3편의 두 번째 확장팩인 아시아 왕조에서,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서는 전 시리즈에 걸쳐 모두 등장한다. 미쏠로지의 경우 역사적으로 실존한 유럽 사자의 존재를 고증하려고 했는지, 아프리카 지형 외에도 그리스 지형인 지중해 맵에서도 등장. 그런데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나 수사자들만 줄창 등장한다.


암사자가 전혀 다른 종인 사막여우나 누 같은 동물들을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해준 사례가 목격된 적이 있으며 동물원에서는 조련사를 공격하려 든 수사자를 말려 사람을 구한 암사자도 있다. 맹수이긴 해도 암사자는 무언가 보호본능 같은 게 강한 듯. 수사자는 그런 거 없다. 물론 굉장히 이례적이고 특이한 케이스이므로 암사자는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암사자에게 가까이 가거나 만지면 안 된다.사자의 근섬유는 인간과 비교해 2배는 얇다. 때문에 사자의 근육은 동일 크기의 인간의 근육에 비해 4배에 달하는 근력을 낼 수 있다. 물론 그만큼 에너지 소비도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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