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수컷사자가 사냥을 하지않는 이유

흐미니 2019. 4. 1. 15:16
728x90

용맹한 이미지와 달리 수컷 사자는 하루의 20시간을 그늘에서 쉬며 보낸다. 이 때문에 게으른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는 재생산 효율의 문제이며 본래 사냥 실력은 뛰어나다 한다. 말년병장 사실 사냥을 암사자들에게만 맡기는 수사자는 전체 성체 수사자 중에 일부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수사자는 떠돌이 수사자들인데 이들은 생존하기 위해 사냥을 직접 한다. 실제로, 수사자의 경우 자기보다 체중이 4배나 나가는 성체 물소를 사냥하기도 하며, 1톤이 훨씬 넘는 성체 하마를 두 수사자가 협공하여 사냥한 경우도 있다.

 

정확히 말해, 수사자가 사냥을 안 하는 이유는 일단 사자는 낮에 비해 밤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하기 때문에 힘을 아끼기 위해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프리카의 거친 자연에서는 바로 새끼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데, 여타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는 달리 거의 유일하게 무리를 짓는 사자는 코끼리처럼 새끼를 항상 이끌고 다닐 수도 없고 누군가는 새끼들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끼를 공격하는 동물은 굶주린 하이에나나 다른 육식동물들이다. 이런 동물들에게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사냥에 직접 나서서 힘을 소비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다. 그래선지 암컷들이 사냥을 해오면 가장 먼저 영양을 섭취한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는 갈기가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수사자도 먹이를 사냥할 때가 있다. 바로 무리내에서 자신의 새끼를 가진 암사자가 출산했는데 무리가 작거나 무리가 미처 먹이를 구하지 못했을 경우. 여기에 다른 수사자들이 무리의 영역 내에서 알짱거릴 경우 암사자는 다른 수사자로부터 새끼를 지키고 젖도 줘야하기 때문에 선뜻 사냥을 나갈 수가 없다. 이럴 경우 수사자가 먹이를 구해온다.

 

어지간하면 사냥에 참여하지도 않고 사냥해온 고기를 가장 먼저 탐식하는등 빈둥빈둥 거리는 것으로 보이는 수사자가 진가를 발휘할 때는 바로 암사자들로는 감당이 안되는 강적이 나타난 상황일 때. 가끔 암사자들이 사냥 도중 하이에나 무리와 대립하거나 밀리는 경우 무리를 도우러 뒤늦게 나타난다. 어떤 다큐에서는 대규모의 하이에나 무리에게 몰린 암사자들이 나무 위로 도망치고 하이에나들이 밑을 맴돌며 위협하는데 멀리서 달려온 수사자에게 공격당하자 일방적으로 도망치는 장면을 포착한 적이 있다.

 

큰 암컷 하이에나는 몸무게가 보통 60~80kg 남짓인데, 수사자는 이의 3배에 달한다. 바쁜 사람은 2분 5초 정도부터 보시면 되겠다.

 

 

덩치가 크고, 특히 수사자는 목 주변에 난 갈기가 멋지기 때문에 예로부터 멋있는 동물로 숭상되어 왔으며 특히 왕권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했다. 중세시대 잉글랜드의 왕이었던 리처드 1세의 별명도 사자심왕(Lionheart)이다. 그러나 이 갈기가 너무 멋지고 용맹스럽다고 하여 사냥과 포획을 많이 당해 멸종된 종이 바로 바바리사자와 케이프사자다. 멋지다는 이유로 씨가 말라 버린 것이다.

 

수사자의 목에 난 갈기는 목을 보호하거나 몸집이 실제보다 더 커보이게 하는 효과로 하이에나나 다른 포식성 동물로부터 집단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점도 많은데 사자가 사는 지방은 대부분 더운 지방이고, 수사자의 갈기는 사냥을 위해 움직일수록 몸의 온도를 급격하게 높인다. 갈기가 많은 사자 종의 수컷은 풍성한 갈기 덕에 암컷보다 몸의 평균 온도가 높고, 격렬하게 움직이면 더운 날씨에 죽을 수도 있다. 수컷들이 암컷들에 비해 움직이지 않고 그늘에 모여 쉬는 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처사이기도 하다. 사자가 사는 지방에 따라 수사자라도 갈기가 거의 없는 아종이 있는데 이 사자는 수사자의 몸 평균 온도가 암컷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암컷과 사냥을 함께 한다. 엄청나게 드물게 암사자 중에도 갈기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암컷치고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너무 과다한 개체여서 벌어진 일이다. 또한 수사자의 갈기는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검은색으로 변한다.

 

 

사자는 프라이드(Pride)라 불리는 무리를 이루는데, 주로 수사자 1~3마리와 암사자 10마리 안팎으로 구성된다. 단 바바리사자와 케이프사자일 경우 다른 고양이과 동물처럼 단독생활을 했다고 한다. 새끼들은 성숙하면 무리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또래들과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1~2년간 생활하면서 자기네를 받아 줄 프라이드를 물색한다. 이때 암컷은 대부분 별 저항없이 받아들여지지만 수컷은 기존의 우두머리 수컷을 쫓아내고 새로운 우두머리가 되지 못하는 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수사자 중 완전히 장성하여 프라이드를 얻고 암컷을 거느리는 개체는 전체의 5% 안팎이라고 한다. 떠돌이 수사자들은 호시탐탐 알파 수컷들의 프라이드를 노리며 도전한다. 아무리 힘세고 덩치 큰 수컷이라도 프라이드를 지킬 수 있는 기간은 길어봤자 5년을 넘지 못한다. 동물원의 사자는 적이나 생존의 위험이 없으니 25년까지도 살 수 있지만 야생에서는 10년을 넘기는 개체가 드물다. 

 

새로운 수사자가 프라이드를 장악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기존 수사자의 새끼를 다 죽이는 것.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잔인해 보이지만, 새끼가 없어진 암사자는 얼마 후 발정기가 찾아오게 된다. 자손 번식을 위한 길이다. 그런 탓에 프라이드의 수사자가 바뀌면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자란 새끼는 도망간다. 덜 자란 새끼는 어미와 함께 무리를 떠나거나 수사자에게 죽는 길 뿐. 아주아주 드물게 기존 수사자의 새끼를 죽이지 않고 떠날 때까지 같이 사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암컷은 사정이 좀 낫다. 적어도 동족과 싸울 일은 훨씬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은 암컷이 거의 전담하므로 딱히 편한 팔자는 아닌 듯. 간혹 떠돌이 암컷들이 기존 암컷들에게 린치를 당해 중상을 입곤 한다. 야생에서 중상을 입으면 보통 죽는다고 봐야 한다.

 

암컷의 경우 자매끼리 프라이드를 이루다가 수컷이 와서 대장이 되곤 하는 일이 많다. 덕분에 피가 이어지지 않은 암컷은 안 끼워주거나 따를 시키곤 한다. 수컷이 프라이드 외부의 암컷과 바람을 피웠을 경우, 상대 암컷은 아무리 노력해도 프라이드에 못 들어가는데 아주 가끔 수컷이 새끼를 키우는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무리에 끼게 되는 수가 있다. 

 

프라이드의 사냥 성공률은 대략 30%다. 여기엔 대가족이 샌드위치 하나를 나눠먹는 수준의 사냥도 포함 그러다보니 노릴 수 있는 남의 떡도 얼마든지 노린다.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습성 때문인지 다른 고양이과 육식동물들에 비하면 거의 유일하게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밑에 서술하듯 식인 사자도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사람이 사자를 더 많이 죽이고, 잡아 가두고 있는 상태이다.브라질에서는 태어나서 줄곧 쇠창살 안에 살아가며 13년 동안 땅을 밟아보진 못한 수사자가 자연 보호소로 보내져서 처음으로 땅을 밟고 여기서 5년 동안 살아가던 실화가 있다.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과시용으로 애완동물처럼 키우는 경우도 많다.

 

1970년대만 해도 사자나 호랑이까지 미국이나 유럽 각지 백화점에서 흔히 팔았다.그러다가 7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금지된다. 하지만 영국 헤로즈 백화점은 2000년대에도 여전히 애완동물로 맹수를 팔아서 동물 보호단체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매우 드문 경우지만 야생으로 돌아가서도 어릴 때 자신을 길러 준 사람을 기억한 사자도 있다. 아래 두 사람은 영국에 살던 호주사람인데, 그 유명한 헤로즈 백화점에서 팔던 새끼 사자를 사서 1년 넘게 길렀다. 가구점을 같이 하면서 사자를 기르다 보니 사자가 가구를 긁어버리는 일도 겪었다. 비록 동네 사람들이 사자를 다 예뻐하며 식당에선 공짜로 밥을 주고 동네 어린이도 사자랑 잘 놀아줬지만 말 그대로 너무 커지는 바람에 아프리카로 사자를 보냈다. 1년이 넘은 뒤에 찾아가 보니 다 커버린 사자 크리스티앙은 두 사람을 기억하고 반갑게 맞이했다. 그런데 1974년 이후로 어디에서도 크리스티앙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원래 야생사자를 찾기가 어렵고 죽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사실상 미스테리다.

 

사실 감동이 밀려오는 영상이긴 한데 사자는 반가워서 달려드는데 사람은 전력을 다해 상대하는 걸 보면 힘 차이가 실감난다. 이후로 두 사람은 새끼 사자를 비롯한 동물을 파는 짓을 금지하도록 노력하여 결국 영국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동영상을 찍은 지 무려 35년이 흐른 2007년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어 뒤늦게 알려졌다. 책도 나왔는데 70대에 이르는 노인이 된 둘은 뒤늦게 회상에 젖었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운동생리학자이자 자연생태학자인 케빈 리차드슨은 야생동물과 유대관계를 맺는 데 남다른 재능이 있다. 그 중에서도 프라이드를 이룬 사자들과 깊이 맺어져 있는 모습이 다큐멘터리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사자들과 수영을 하고 낮잠을 즐기는가 하면 그에게 암사자가 자기 새끼들을 맡기는 진귀한 모습도 나온다. 무리를 이끄는 수사자가 그의 다리를 꼭 껴안고 놓지 않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리광. 리처드슨은 대부분의 사자를 새끼 때부터 정성껏 돌봐 왔고, 덕택에 사자들은 그를 자기 동족으로 여긴다고 한다.

 

 

덴마크 출신의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 미켈 레가스와 독일인 발렌틴 그루너는 버려져 죽어 가는 새끼 사자에게 시르가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보살폈다. 두 사람은 시르가가 관광객들이 던져 주는 먹이나 받으며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았고, 언젠가는 프라이드에 편입되어 완전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했다. 이들의 뜻으로 무사히 성장한 시르가는 이제 야생에서 살아갈 만큼 건강하다. 이 암사자가 은인들에게 곰살궂게 대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이 시르가와 함께 아프리카의 석양을 즐기는 모습은 감동.

 

이외에도 동물의 왕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연구하는 부부가 암사자를 새끼부터 키우는 걸 방송하기도 했다. 다 커서 사냥도 혼자 할 정도였지만 상당히 오랫동안 키웠다. 이외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야생의 엘자(Born Free, 1966)에서도 암사자를 아프리카 케냐에서 키우다가 자연으로 돌려보낸 실화가 나온다. 맹수가 사냥을 하면 야생성 때문에 위험한 것과는 좀 다르다.

 

영화 실존 인물인 아담슨 내외(남편인 조지 아담슨/1906~1989, 아내 조이 아담슨/1910~1980)이 엘자라고 부르던 암사자를 맡았던 이야기인데 이 내외는 70년대에 별거했고 사자 보호에 힘쓰던 조이 아담슨은 1980년 기르던 사자에게 끔살당해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하지만 나중에 드러난 사실은 흑인 가정부와 일꾼들이 아담슨을 죽이고 사자 짓으로 위장했던 것. 돈을 노린 일이었지만 아담슨 여사는 사자를 좋아했지만, 현지인들을 박대해서 논란이 있었기에 자업자득이란 비난까지 있었다.

 

그 밖에도 1940년대에 미국에서 살던 암사자 타이크같은 경우도 있는데 놀랍게도 고기를 일절 먹지 않고 9년이나 산 실화도 있다. 그나마 달걀이나 먹었을 뿐, 시리얼이나 야채, 사료를 먹었다. 사람이 억지로 준게 아니라 스스로 고기를 마다했고, 오히려 사람들은 가능하면 고기를 주려고 했다. 참고로 사망 원인은 방송사들의 요구로 인한 잦은 촬영과 방송 출연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

 

우리나라에서도 부산에 사는 한 개인이 자택 옥상에 사자를 기르는 경우가 존재했다.

 

사람들은 하이에나가 사자의 먹이를 뺏어 먹는다고 생각해서 하이에나를 나쁘게 보았는데,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자도 하이에나가 사냥한 먹이를 자주 빼앗아 먹는다고 한다. 아니 오히려 사자가 하이에나의 먹이를 더 많이 뺏어 먹는다. 어차피 둘 다 하는 짓은 똑같다. 상황 봐서 그때그때 기세가 오른 쪽이 먹이를 차지한다. 누가 잡았는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사자도 하이에나에 지지 않을 정도로 다른 동물의 먹이를 강탈한다. 하이에나와 차이가 있다면 하이에나는 먹이를 잡은 동물이 어느정도 배를 채울 때까지는 기다려주는 반면 사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뺏어간다는 점.

 

건강한 수사자는 한 마리가 하이에나를 최대 10여마리 이상 감당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100~180kg 정도의 암사자라면 하이에나라도 무리를 지어 대적할 수 있지만 수사자가 150~250kg이나 나가는 덩치이다보니 수적 우위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에나 무리가 10여마리를 훌쩍 넘어가게 되면 아무리 수사자라도 혼자서는 힘들지만, 앞서 말했듯 사자 역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동물이라 이런 상황은 일어나기 힘들다. 암사자들이 많은 수의 하이에나들과 대치하거나 밀리고 있을 경우 수사자 한 마리가 출동하는 것 만으로도 전세가 크게 뒤집히기 일쑤. 수사자 혼자서 여러 마리의 하이에나를 쫓아내며 일기토를 벌이기도 한다.

 

결국 두 종이 충돌할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경우 사자가 절대적으로 우위다. 사자 쪽이 하이에나의 먹이를 빼앗거나, 새끼는 물론 성체까지 죽이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두 종의 서식지와 먹이가 완벽히 겹치기 때문에 충돌할 일도 많고... 에토샤 국립공원에서는 하이에나 사망 원인의 71%가 사자에 의한 죽음이었다. 이 때문에 사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하이에나의 개체 수는 적다.사실 야생에선 사자-하이에나 뿐만 아니라 불곰-늑대나 호랑이-늑대 등 대부분의 크고 강하지만 수가 적은 동물이 비교적 작고 약한 다수의 동물 무리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하이에나들도 호락호락한 동물들은 아니라 당하고 사는 것만은 아니다. 사바나에서 사자의 먹이를 빼앗을 수 있는 유일한 맹수로, 쪽수가 충분히 갖춰졌다는 여건 하에 암사자 무리 정도는 분쟁 상황에서 충분히 압도하거나 쫓아낼 수 있다. 또한 보츠와나의 점박이 하이에나들은 식단의 63%를 사자가 사냥한 고기로 충당하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사자가 달려들려 하면 바로 튈 수 있는 멀찍한 거리에서 기다리다가 사자가 먹다 남긴 찌거기를 주워먹지만, 사자도 어떻게 손 쓸 수 없을 정도의 머릿수로 몰려와 사자의 사냥감을 함께 뜯어먹는다던가, 아예 사자를 쫒아내고 사냥감을 강탈해버리는 대담한 모습도 보인다. 세력 다툼도 마찬가지라 이따금 겁도 없이 하이에나들의 영역을 홀로 침범한 젊은 사자를 집단 린치해서 반죽음을 만들어 쫒아내는 일도 있고, 실제로 다섯 마리의 하이에나가 어린 숫사자 두 마리를 상대해서 쫒아내버린 사례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건 무리를 짓는 점박이하이에나의 이야기고 다른 지방의 갈색하이에나나 줄무늬하이에나는 점박이하이에나와 달리 큰 규모의 무리를 짓지 않고 단독으로 살거나 10마리 내외가 소규모 무리를 짓기 때문에 사자를 당해낼 수가 없다. 암사자 기준 하이에나 3~4마리가 감당 가능하며 수사자는 거의 10마리 하이에나랑 맞승부가 가능하다. 하이에나가 턱힘이 강하다 해봐야 자기 체중에 비해서며 3배이상의 체중을 자랑하는 수사자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여담으로 사자에게 가장 쉽게 표적이 되는 하이에나는 새끼를 낳고 있는 하이에나다. 반대로 하이에나에게 가장 쉽게 표적이 되는 사자 역시 새끼를 낳고 있는 사자다.

 

하이에나를 제외한 다른 맹수들을 상대로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편이다. 치타, 표범과도 적대적인데 보는 족족 죽여버린다고 한다. 어미는 너무 날쌔서 잡을 수 없으므로 주로 새끼들이 희생된다. 이들 종족에 대한 사자의 적개심은 이상할 정도로 강해 거의 편집증적인 수준이다. 이는 표범을 대하는 호랑이도 유사하다.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 치타의 사망원인 1순위가 사자의 공격이다. 새끼가 다 자라면 치타의 승리, 그 전에 죽이면 사자의 승리다. 다 자라도 일대일로 싸워서 상대가 된다는게 게 아니라 너무 빨라서 사자가 잡기 힘들다는 뜻. 사자의 이런 학살행위는 비슷한 먹이를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래저래 치타는 불쌍하다... 표범도 비슷한 처지이기는 하나, 일단 자라기만 하면 나무로 올라가 사자를 따돌릴 수 있다.

 

리카온과도 역시 사이가 안 좋다. 사자가 일방적으로 리카온의 먹이를 강탈하고, 리카온 새끼나 아성체들을 잡아먹는 등 폭거를 하는 관계. 그 때문에 사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리카온의 개체수는 적다. 가끔 아주 늙고 쇠약해져 무리에서 쫒겨난 사자를 리카온 무리가 총출동해서 다구리친 후 죽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아프리카에 유난히 많은 대형 초식동물들 앞에서는 백수의 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기도 한다. 사실 단일개체의 능력으로만 따지면 진짜 왕은 아프리카코끼리. 코끼리는 자기 새끼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어서 사자를 가만 안 놔두는 데다가, 굳이 새끼가 없더라도 어린 시절에 위협받은 기억 때문인지 사자를 보고 난폭하게 구므로 코끼리와 마주친 사자는 한 수 물릴 수밖에 없다. 특히 발정나서 난폭해진 수컷 코끼리는 맹수라 표현하기도 부족한 괴수라서 나타나면 사자를 포함해 아프리카의 모든 동물들이 줄행랑을 쳐야 한다. 그나마 아직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는 사자가 전력을 다하면 잡을 수는 있긴 하다. 진짜 갓 태어나 걸음마를 뗀 새끼가 아닌 이상 코끼리는 아직 성장기여도 충분히 강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코끼리도 떼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성체 코끼리들을 다른 사자들이 교란하는 동안 새끼를 기습한다거나 해야 한다. 그마저도 성체 코끼리가 세 마리가 넘어가는 정도의 규모면 그냥 포기하는 게 더 낫다. 사실 설령 보호역이 없는 새끼, 아성체 코끼리라도 사자들이 보통 노리는 먹잇감에 비하면 아주 버거운 상대.

 

하마나 흰코뿔소, 기린은 코끼리보단 작고 약하지만 사자의 8~20배는 거뜬한 체급에, 무시무시한 엄니/뿔, 강력한 뒷발길질 및 두꺼운 가죽과 난폭한 성질머리로 중무장한 괴수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사자 쪽이 숫자가 많다 해도 어지간해선 건드릴 시도조차 못하고 조용히 버로우 타는게 보통. 이제 갓 성체가 된 경험없는 젊은 사자들이 멋모르고 이런 동물들에게 덤볐다가 화를 당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마의 경우 매우 위험한 상대지만 코끼리보단 체급이 많이 후달리는데다, 육상전에 아주 적합한 신체는 아니라서 새끼들은 꽤 자주 노려지는 편이며, 성체 암컷들도 가끔 사냥당하는 일이 있긴 하다. 기린도 코끼리나 코뿔소만큼 맷집이 강한 편은 아니여서 수사자가 동반된 무리에게 사냥당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혼자 있는 기린의 새끼를 사자가 사냥했다가 빡친 어미 기린에게 개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흰코뿔소는 하마보다도 훨씬 덩치가 크며, 큰 수컷 같은 경우 성체 암컷 코끼리에도 별로 후달리지 않을 정도의 체급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자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나마 알려진 케이스는 사자떼가 1톤이 좀 넘는 아성체 흰코뿔소를 사냥한 케이스.

 

위의 넷이 정말로 굶주렸을 때나 도전해야 하는 최후의 수단인 반면 아프리카물소, 검은코뿔소 정도면 그나마 현실적으로 먹이로 노려볼만한 수준이다. 특히 물소사냥은 위험을 수반하는 반면 사냥에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먹이의 양도 상당하기 때문에 의외로 자주 사냥당하는 편으로, 수사자 뿐 아니라 암사자도 단독으로 단독으로 사냥에 성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은 사자 vs 물소는 사자 vs 하이에나에 버금가는 사바나의 라이벌 관계다. 양쪽 모두 대형 포유류에 무리를 짓고 서로를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무기가 있다. 사자는 물소를 사냥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포식자고, 물소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자신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고 있는 사자를(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는 사자를) 공격한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우세가 아니며, 상대 진영에게 노출된 노약개체를 끔살하거나 죽을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해주기도 한다.

 

검은코뿔소는 흰코뿔소보다는 체격이 작아서 그나마 노려볼만하다고 했으나 사실 매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1대1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도 체격이 사자의 5~10배는 되기 때문. 떼거지로 몰려오면 멀찍히 앉아서 구경만 하거나 슬슬 자리를 피해다닌다. 실력이 어지간히 뛰어난 수사자가 아니면 기습한다 해도 1대1로 제압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무리에 위협을 가해 와해시키고 혼란을 틈타 고립된 노약개체를 다굴치는 것인데 이것마저도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나일악어와는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며, 서로 먹이를 뺏고 빼앗기는 관계. 뭍에 나와 일광욕을 하는 악어는 상당히 무방비한데 이 때를 노려 사자가 악어를 사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물을 건너거나 물가에서 목을 축이던 사자가 악어에게 끌려가 먹히는 경우도 꽤 있다. 나일악어들은 평균적으로 사자보다 덩치도 큰데다가, 자기보다 더 큰 기린이나 물소도 기회만 되면 물로 끌고 들어가서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사자도 걸리면 얄짤없이 당한다. 악어 뱃속에서 의외로 사자 발톱이나 이빨이 꽤 나오는 편. 물론 사자들도 영리하기 때문에 악어들이 많이 있는 물가에 접근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지만, 아프리카에 나일 악어들의 개체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큰 물웅덩이나 강에는 악어들이 꼭 도사리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악어들이 물 밖으로 멀리 나올 일이 별로 없는 반면 사자들이 물가에 가야 할 일은 자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충돌이 악어 쪽이 더 유리한 물가에서 일어난다.

 

물론 물가에서 마주친다 해도 사자들은 큰 초식동물보다 힘은 약해도, 민첩하고 사납기 때문에 악어가 물 만한 빈틈이 자주 나오진 않는다. 반대로 정말로 큰 수컷 성체 나일악어들은 대놓고 뭍으로 걸어나가도 사자가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 특이 케이스로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의 사자들은 수영에 꽤 능숙한 편이라 가끔 물까지 들어가 작은 악어를 사냥하는 일도 있지만, 이들조차 동체급 이상의 성체 악어와 물에서 마주치면 무조건 튀는게 상책이며, 반대로 물에 들어갈 일이 타 지역의 개체군보다 많기 때문에 악어에게 당하는 일도 더 많다. 

 

물론 사자(특히 수사자)들이 굉장히 강력한 동물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기본적으로 치악력만 300kg이며 건장한 성인 남성의 12~13배에 달하는 근력을 낼 수 있다. 사람의 머리를 물어서 두개골에 구멍을 뜷고 으스러뜨리는건 일도 아니며, 점박이하이에나같이 크고 튼튼한 동물들도 사자가 휘두르는 앞발에 몇 방만 제대로 맞아도 척추가 부러지거나 배가 찢어져서 골로 간다.

 

사냥 기술도 매우 뛰어나 자신보다도 훨씬 커다란 동물들도 사냥 가능하다. 보통 사자 몸무게의 2~3배 정도 되는 동물들까지 단독으로 사냥 가능하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최대 자신의 몸무게의 4배나 나가는 동물, 즉 몸무게가 거의 800kg에 육박하는 성체 아프리카물소를 단신으로 쓰러뜨릴 정도로 사냥 기술이 뛰어난 수사자들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 건강한 개체(아주 없는 경우는 아니다)보다는 대개 병약한 개체를 노리며, 주로 후방에서 기습을 하는 방식으로 사냥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애초에 고양잇과 동물들의 디폴트 사냥방식이 매복과 기습이기도 하고, 동물들의 싸움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1순위가 체급인데 그걸 극복하려면 기습 외에는 답이 없다. 당연하지만 사자가 무슨 챔피언 자리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 싸우는 게 아니니, 기습을 해서 다른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병약하거나 어린 개체를 주로 노리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호랑이 역시 혼자서 물소나 아성체 코뿔소를 사냥하는 경우도 가끔 발견된다.

 

어쨌거나 누, 일런드, 얼룩말, 물소 등은 물론이고, 기린이나 하마같이(무리가 협동해서) 거대한 동물까지 아프리카에 사는 대부분의 동물이 사냥 가능한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마나 코뿔소 및 기린 이상급의 몇몇 메이져 대형 초식동물에게는 1대 1로 개털리기는 하지만, 일단 초식동물이라 사자 본인이 저들에게 포식의 목적으로 사냥당하는 관계는 아니므로 딱히 천적이라고 하기는 뭐하다. 그냥 저쪽이 화날만한 건수나 싸움 붙을만한 거리만 잘 조절하면 될 문제. 그래서 본인보다 강한 위험한 사냥감이지만 다른 동물들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저들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코끼리는 1대 1에서 털리고 말고의 차원을 넘어선 동물이니 논외로 치고...

 

기본적으로 야생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다 자란 사자에게 위협이 되는 천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새끼일 때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출산 직후가 위험한데, 출산을 앞둔 암사자는 잠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새끼를 낳기 때문이다. 이때 하이에나라도 만나면 대단히 위험해진다. 독사, 독충, 기아, 질병으로 인해 많은 수의 새끼가 장성하기 전에 죽는다. 아버지가 아닌 수사자 역시 새끼에게 치명적이다. 새끼를 죽이고, 그 새끼를 보호하던 암컷과 짝짓기하려 하기 때문.

 

가장 큰 천적은 역시 인간이다. 아직도 동아프리카의 마사이족은 사자를 추격하여 사냥하기도 하며, 남서아프리카에서는 한때 가축을 해친다는 이유로 사자만 보면 쏴 죽이는 탓에 멸종판정을 받았다가 극적으로 다시 자연번식에 성공한 예도 있다. 가죽이 밋밋하기 때문에 밀렵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지만 주로 재미삼아 사냥감이 되는 경우는 여전한데다 서식지의 파괴로 인한 위협은 심각하다. 인도 사자가 멸종 일보 직전의 위기에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람과 만나면 사자쪽이 슬슬 피하는 편이지만 상처입은 상태거나 귀찮게 굴면 사람도 서슴없이 공격한다.

 

평소의 나태해보이는 이미지에 속기 쉽지만 역시 맹수는 맹수. 사자에 의한 인명피해는 19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보고되는데, 주로 북아프리카의 철도공사 현장에서 많이 발생했다. 북아프리카에 집중된 이유는 이 지역에서 서구 열강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고, 이들이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사자에 의한 피해는 꾸준히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식인사자로 이름이 높았던 고스트와 다크니스는 콤비를 이루며 인간을 습격했는데, 1896년 사살되기 전까지 135명을 잡아먹었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있다. 고스트 앤 다크니스란 영화로 인간 못지않은 교활함으로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는 묘사가 일품. 

 

차드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선 서로들 미국에 보관 중인 이 두 마리 식인사자 머리뼈를 반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도 이 뼈를 보여준 바 있는데 하나는 머리에 구멍이 있으며 둘 다 이빨상태가 나빠 사냥이 어려워 사냥하기 쉬운 사람만 노리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을 잡아먹었던 대다수 사자 특징이 이빨 상태가 안 좋고 무리에서 따당하던 신세다.

 

현재까지도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는 사자와 울타리 하나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으며, 그로 인한 인명피해도 상당히 발생한다. 사자들이 가축을 노려 인가까지 내려오기도 하고,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사자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모두 사망, 혹은 팔다리가 잘리는 중상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해외 다큐멘터리에선 사자와 만나서 소총을 갈겨댔는데도 돌진해온 케이스도 있었다. 사격에 능숙하지 못한 일반인이라면 탄창 하나를 다 써도 못잡을 수도 있고 탄창을 갈다가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 고양이과 맹수가 그렇지만 정면으로 조준해서는 잡기 힘들다. 정면으로는 놀랍도록 피탄면적이 작아지는데다가 갈기와 털이 실제보다 몸을 크게 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머리를 조준해서 발포해도 탄알이 몸에 닿지 않고 털만 스치고 지나가게 된다. 게다가 1초에 15~20m씩 도약하며 질주해 오기 때문에 몇발 쏠 수도 없다.

 

1998년 보츠와나에서 12명을 잡아먹은 식인 사자가 나타났다. 그 덕분에 이 지역에 살던 사자 7마리를 보이는 대로 무작정 사살했다. 결국 애꿎은 사자들을 죽인다는 동물보호단체의 비난 속에 그야말로 인해전술로 수천여명이 동원되어 밀림을 들쑤신 끝에 사자가 피하는 걸 저격수 출신 군인 8명이 20발이 넘는 총을 쏴 겨우 사살했다고 한다.

 

다른 맹수들이 다 그렇듯이 현실에서는 사자가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사람이 사자를 죽이는 게 훨씬 많다. 사자 사냥은 예로부터 많은 문화권에서 강력함이나 위대함을 과시하는 행위로서 자행되었으며, 현재도 사자의 가죽과 머리 등의 장식을 얻기 위한 이른바 트로피 사냥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여타 포식자들처럼 사람보다 방목지의 가축을 노리는 경우가 더 많아서 그 지역 농민들과도 마찰을 겪고 있다.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람쥐 사육 및 주의 사항  (0) 2019.04.01
금붕어에 대해  (0) 2019.04.01
리그오브레전드  (0) 2019.04.01
뱀의 특징  (0) 2019.04.01
곰의 지능,식습관,천적 등에 대해 알아보자  (0) 2019.04.01